<음란서생> 봤습니다 - 허허 깔깔 흠칫
전부터 참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어제 드디어 봤습니다 *^^*

스포일러 없(거나 그 함량이 <출발 비디오 여행>의 5%에도 미치지 않)는 감상들을 적자면:

1. 우리나라 갓을 통해 얼굴로 전해지는 확산광 조명은 참 아름답다. 전반적으로 그림이 참 좋다. 회화적인
   화면 구성이 우아하고, 적절한 편집이 다.

2. 발이나 주렴을 통해 전해지는 화사함과 에로틱함이 참 좋다. 사진을 찍어 보고 싶다. (모델이 필요하다!)

3. 고전적 장면에 의도적으로 현대적 감성을 집어넣었지만, 어색하지 않게 잘 처리되어서 좋다. 대사나 화면
   이나 카메라의 앵글이 그러했다.

4. 음악과 음향은 <스캔틀: 조선남여상열지사> 쪽이 조금 더 나은 것 같다. 그러나 괜찮았다. 엔딩크레딧
   마지막의 댄스풍 음악은 상당히 어울리지 않았고 영화를 가볍게 만들었다.

5.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여성 출연자인 김민정의 매력이 아주 잘 연출됐다.

6. 한석규의 넘치지 않고 모자라지 않은, 그리고 연출의 의도를 잘 소화하는 연기가 참 좋다.

7. 조연들의 연기 역시 주연급으로서, 영화 전체를 꽉 채워 주는 맛이 있다.

8. 오랜만에 눈가에 눈물이 맺힐 정도로 웃었다. 물론 이 웃음은 취향 문제다. 하지만 한두 군데 좀 늘어지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이 옥의 티이고, 결말부 역시 좀 대강 마무리한다는 느낌이었다. 비록 판타지라지만.

9. 복식이나 세트에 있어서는 적당히 상상을 넣어서 현실보다 훨씬 극적이고 매력적인 모습을 보이거나,
  때로는 연극 무대와 같은 시각적 집중을 일부러 유도하고 있다. 영화 안에 많은 계산과 배려가 있다는
  느낌이어서 좋았다.

10. 영화를 보며 웃고 찡그리는 사이사이 '속박'과 '자유'에 대해 생각했다. 자유가 자유롭기 위한 조건을
   생각했다. 어쨌든 '삼가는 듯 노골적이고, 분방하되 날것이 아닌' 유머에 의해 마음이 풍요로왔다.

11. 무려 서너 분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 CozyrooM과 비슷하다는 말씀을 해 주셨다. 그 분들은 농담으로
   그러셨겠지만, 나는 사실 그 분들이 짐작하셨는지 아니었는지 모를 여러 점에 있어서 실제로 나와 비
   슷한 구석이 있음을 느꼈다. 그래서 매우 재미있고, 한편 아팠다. 그러나 어쩌면 그 영화에서처럼만큼
   의 용기나 지조도 없는 것으로 느껴져 부끄러웠다.


음란서생
CozyrooM.
by CozyrooM | 2006/02/27 11:30 | 3 끄적끄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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