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실화 두 가지.
예전에 SLRClub에 적어 놨던 것. 회사에서 일어난 재밌는 얘기를 모으고 있길래, 옮기다가 문득 생각나서 여기에도 남기다.
 
하루에 겪은 겁니다. 저는 7층에서 근무합니다. 엘리베이터가 이 건물에 4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1층/6층/7층만 운행하기 때문에 애용(?)하고 있습니다.

 
하나.

버튼 누르고 엘리베이터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7-6-5-4...

누군가가 뒤에 다가와, 플러스펜 뚜껑으로(얇은 옷을 입고 있어서 질감이 바로 느껴지더군요) 제 옆구리를 세로로 사악 그었습니다. 아하하핫 간지러워라. 이 애교있는 장난의 주인공은? 몸서리를 치며 뒤를 돌아보았죠.

"크큭... (누구얏)...?"

"......?"

"......?"

"아, 이거 참... 죄송합니다."

"아, 예, 하하... 뭘요."  (-_-;)

생전 본 적 없는 덩치가 산만한 이 아저씨, 저를 다른 사람으로 착각했나 봅니다. 옆구리의 간지러움이 계속 머물고 있습니다. (근데 어떻게 저렇게 무뚝뚝한 손에서 저렇게 관능적인 자극이 나왔단 말인가.)

4-3-2-1-띵. 엘리베이터가 왔습니다. 이런. 달랑 둘이 타는군요.

"......^^;"

"......*^^*"

"... 제 뒤통수가 그 분(?)하고 많이 닮았나 보지요?"

"... 아... 예... 정말 비슷...^^;"

"......"

"......"

엘리베이터가 정말 정말 천천히 움직입디다. 1-2-3-4-5-6-7-띵.

"수고하십시오.^^;"

"예... 수고하십시오. (후다닥; 그 아저씨)"

사실, 지금도 간지럽습니다. 아우, 플러스펜.



둘.

급히 전달해야 하는 샘플을 들고 엘리베이터 앞으로 갔습니다. 마침 7층에 도착하는 내 전용(?) 엘리베이터! 오케이. 후다닥 올라탔습니다.

그런데 또 투닥투닥 달려오는 한 무리의 사람들. 담배 피우러 가는 폼인데? 열림 버튼을 누른 채로 기다려 줬습니다. 바빠도 이 정도는 기다려야지.


꾸역꾸역 올라타는 사람들.

"고맙습니다."

"아, 예. ^^*"

문이 닫히고, 저는 샘플이 든 상자를 보며 이후에 할 일들을 계산하고 있었습니다. 특유의 적막, 그 속에 사람들이 속닥속닥 하는 소리들. 1층에 다다르기를 기다립니다. 사람이 가득찬 엘리베이터 안의 열기가 저는 좀 싫습니다.

"......(속닥속닥)"

"......(두런두런)"

꽤 긴 시간이 흐르고 나서 (이번에도 엘리베이터가 좀 늦네?) 문이 열립니다. 원래 음성안내방송('1층입니다~')이 나오게 되어 있는데, 조용하네요. 고장인 게로지. 갖혀 있던 사람들이 심호흡을 하면서 본능적으로 밀려 나갈 준비를 합니다. 스스르륵 문이 열리면서,

"휴우~ ...... ...... ......?"

"......?"

"7층이잖아."

사람들의 시선이 제게 꽂힙니다. 층 수 누르는 곳에 제가 서 있었거든요. 그것도 버튼이 있는 곳에 등을 대고... 예, 맞습니다. 저 1층 버튼 안 눌렀습니다. 공교롭게도 다른 사람들 역시 서로 속닥속닥 이야기하느라고 아무도 문 위에 달린 층 표시를 보고 있지 않았던 겁니다. 그리고, 밖에 있던 누군가가 '서 있는' 엘리베이터를 보고 내려가기 위해 스위치를 누른 거구요.

"이런... 죄송합니다."

"... 하하, 하하. 이런." -_-;

"... 하하, 예."

다시 다들 올라타고(밖에 계시던 한 분 어리둥절 같이 타고), 내려갑니다.

역시, 엘리베이터가 정말 정말 천천히 움직입디다. 저는 숨도 못 쉬고 있었습니다. ㅠㅠ

CozyrooM.

by CozyrooM | 2006/02/27 11:44 | 5 지난 이야기들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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