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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 무료개장 소동을 보고 늘 하던 생각을 조금 적어 둡니다.)
그럼 패라는 거냐... 그건 아니구요 ^^; 일정 수준의 질서 의식은, 특히나 집단적 질서 의식은 이른바 '등 따뜻하고 배 부른' 상황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더욱 정확히 말하자면, 집단을 구성하는 개개인들이 절대적 소유에 상관 없이 스스로 '등 따뜻하고 배 부르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냐에 따른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막연히 부러워 하는 질서 선진국들을 보면, 예전에는 모두 우리나라보다 훨씬 잔인하고 추악하게 느껴질 정도의 무질서한 과거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선진국들에서도 상대적 빈곤층에서는 무질서가 현재진행형입니다. 반면에, 우리가 생각해도 참 딱하게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적 소유를 위해 질서를 무시하는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곳의 예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가난해도 양보하고 마음 편하게 사는 거죠. 자본의 때가 묻지 않은 아프리카 일부나 남미 오지, 중앙아시아 같은 데서 말이죠. 우리나라는 (평균적으로 보면) 가난에서 정말 빨리 벗어났어요. 세계 역사를 대충 살펴보지만 이렇게 빠르게 부를 축적한 나라가 잘 안 보이네요. 남들이 기적이라 할 만해요.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신의 부는 그렇게 빠르게 채워지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교양 서적을 속독으로 읽는다고 해서 그 암기되는 정보만큼 그 사람의 교양이 잘 갖춰지지 않는 것처럼. 하지만 돈은 어떻게 머리를 잘 쓰면 부쩍부쩍 늘어나기도 하잖아요. 그게 '앞선 나라'들과 우리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앞서 간 나라들이 보낸 시간만큼 정치에서, 문화에서, 기업의 태도와 시민의 질서에서 우리는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 이제 겨우 50년 했습니다. 좌절하기엔 너무 이르죠. 한편으로는 사람들에게 상대적 박탈감과 지나친 경쟁의식, 괜한 좌절감, 한탕주의 같은 것들을 조장해서 자신의 목적을 이루려는 정치인들, 기업들, 그 밖의 이른바 '사회 지도층'이라고 자부하는 자들에 대해 분노를 느낍니다. 인생의 행복, 사회의 행복, 민족이나 국가의 행복이 어디서 오는지, 우리가 진정 무엇에 중심을 두어야 할지를 가르치고 몸으로 보이는 큰 선생님이 안 계시다는(또는 계셔도 드러나지 않거나, 심지어 누군가가 가리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롯데월드나 수많은 무질서의 사고들은 이러한 일련의 '건너뜀'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경제적 부를 이뤘으니, 이젠 정신의 부를 모을 때가 아닌가 합니다. 앞으로 다시 50년. 길게 보고, 우리 하나 하나가 스승이 되는 느낌으로 살아야 하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할 때마다, 우리나라의 옛 스승들이 남기신(그러나 우리가 좀처럼 거들떠 보지 않는) 대단한 가르침을 읽을 때마다, 지금의 저 스스로 좀더 성실하고 알차게 살아야 되겠다 싶어서 부끄럽습니다. 슬프고 갑갑하지만 어쨌든 반성하는 마음으로. Cozy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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