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당신을 진정 열광시켜야 하는 것들은 -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 - 당신이 지금 사랑하는 사람 - 당신이 겪는 모든 경험들 아무튼, 이런 직접적인 것들입니다. (적어도 잘 따져 보면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일상의 우리는 축구나 콘서트나 영화나 드라마에 더 격렬한 반응을 보입니다. 그것을 보며 평소에는 잘 없던 눈물도 보이고, 소리를 지르면서 팔딱 팔딱 뛰기도 하고, 옆 사람과 지독하게 논쟁도 하고, 가슴이 설레어서 잠도 잘 못 자고 하네요. 어제도 이천수와 안정환, 두 축구선수가 토고 대표팀의 골대에 슛을 터뜨렸을 때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직접 골을 넣은 것보다도 더 기뻐하며 목이 터져라 승리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어느 대회인가가 중요하긴 하겠지만, 직접 넣은 골에 대해서는 피곤해서라도 당일에 그렇게 스스로 격정적으로 즐길 수 있을까 싶어요.) 갑자기 '왜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런 식의 '간접적 경험의 향유'에 대해 충분히 넓은 범위를 다루어서 생각해 보려면 요즘 정독중인 진중권씨의 '미학 오디세이' 시리즈 정도를 완전히 이해하는 수준이어도 모자랄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카니발이니 리추얼이니 뭐니 하는 , 이 책에서도 잘 다루지 않았던 하나가 있었으니 그것은 '짧기 때문'이었어요. '실질적 인생'에서의 즐거움과 감격과 카타르시스는 영화나 축구 경기보다 훨씬 긴 '러닝 타임'을 요구합니다. 기뻐서 팔딱팔딱 뛸 정도로 즐거우려면... 예를 들어 연봉이 얼마나 되면 될까요? 1억원이라고 해 봅시다. 현재의 연봉이 3천만원이라고 할 때, 연봉 1억원의 몸값을 두 시간만에 만들어내는 것은 거의 완전히 불가능합니다. 열심히 일한다고 해도 몇 년의 시간이 걸릴 수 있을 거예요. 팔딱팔딱 뛸 만큼 기발한 무언가를 만들어내지 않는다면. 하지만 축구나 영화에서는 두 시간, 길어도 세 시간이면 '방방 뜰' 수 있습니다. 드라마 역시, 우리의 일상에 비하면 훨씬 더 그 흥분이 금방 옵니다. 길어야 반년이면 한 사람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대신 살아 볼 수 있습니다. 즉, '일상의 자극을 고압으로 압축해 놓은 것'들이기에 우리는 흥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우리는 늘 자극을 갈망하고 있고, 욕망에 사로잡혀 있고, 뭔가에 억눌려 있다는 (그게 나쁘다 좋다 하는 얘기가 아니라, 사실이 그럴 뿐이라는 얘깁니다.) 결론도 생겨나고요. 그것도 수천 년 전부터... 가끔은 대하소설이나 몇 달 걸려 하는 게임, 수십 년 걸려 완성되는 것들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 분들이 느끼는 쾌감은 어떤 걸까요. Cozy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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