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입이 간지러워서 견딜 수가 없다.
그녀. 첫 만남 때 약 5분만에 '이 사람, 분명히 좋은 사람이다!' 했다.


접시 하나 하나 정갈한, 망설여지게 비싸지만 어쨌든 훌륭한 한정식집에도 갔다.
정신을 못 차리고 먹은 다음 계산할 때만 비로소 '꽤 되네' 하는 소리가 나오는
레스토랑에도 종종 갔다. (거긴 내가 너무 좋아해서 뭐 어쩔 수가 없다.)

그런데 그녀는,

앉지도 못하고 마치 합창단처럼 비스듬히 서서 떡볶이와 순대와 튀김을 먹었던
포장마차에서의 20분을 두고 '지금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거침없이 얘기했다.

(물론 데이트마다 포장마차라면 세 번째쯤에 뭔가 좀 초조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만)

그리고 그녀는,

쉽게 피곤해 하고 의지를 허물려고 하는 나를 어머니처럼 조용히 독려했고, 휴대폰
을 차에 두고 출근했다는 나의 말에, 달콤해서 코끝이 아파지는 메시지를 잔뜩 보내
두는 정성을 보여 줬다. (그녀가 나중에라도 이 글을 보고 부끄러워할까봐 차마 그
걸 여기다 모두 옮기진 못하지만 나는 분명히 잊지 않도록 잘 기록해 두리라.)

그 외에 기타 등등.


원 세상에.

이렇게 오랜만에 나는 도저히 자랑을 하고 싶어서 입이 간지러워 견딜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렇게 훌륭한 사람의 첫(그리고 필사적으로 희망하건대
마지막!) 남자가 되다니. 잘 기억이 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는 내가 분명히 잘 때
마다 몽유병으로 세상을 돌아다니며 선행을 베풀었기 때문임에 틀림없다. 하늘이
공짜로 뭘 주시는 일은 잘 없으니까.

어쨌든 그녀는 나의 구저분한 삶에 전환점을 만들어 줬다. 그것도, 매번 느꼈던 '아
마도 이건 좀 나중에 화젯거리가 될 것 같지만 그냥 무시할래'의 느낌이 하나도 없이.



그래 이제 만난지 56일 됐다. 어쩔래.
CozyrooM.
by CozyrooM | 2006/12/09 18:09 | 3 끄적끄적 | 트랙백 | 덧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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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길치 at 2006/12/09 21:43
으와앗!!그렇게 좋은 분을 만나셨다니!!정말 축하드려요- 몽유병으로 얼마나 선행을 베푸셨길래^^쭉 행복하셔요-
Commented by A-Typical at 2006/12/09 22:00
화이링~ ^_^
Commented by 냐냐냐옹 at 2006/12/09 22:08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축하드려요!!
Commented by 지나가던야옹이~ at 2006/12/09 23:21
코지름님만큼 그녀도 지금, 무척, 행복할것 같네요 ^_____^
행복한 560년 만드세요~
먀~옹~
Commented by 올. at 2006/12/11 09:52
이런 염장쟁이 같으니라고. 당신 덕분에 냐냐냐옹께서 요즘 심히 심기가 불편하시다. ㅋ -_-+
Commented by 까칠한그분 at 2006/12/11 17:22
헙... 여기서 ㅅㅈㅇㅇㅁ ㅈㅈㄱ 이럼 안되겠죠? ^^;;

너무 부러워요.. ㅠㅠ

저도 잘때마다 몽유병으로 선행을 베풀까봐요.

오래오래 행복하세요!!
Commented by woony at 2006/12/11 17:34
어어어...
머야 이거! :)
Commented by 유레카 at 2006/12/12 09:03
어어어...
머야 이거! :)2

좋은 인연되었으면합니다,.^^
Commented by 유레카 at 2006/12/12 10:29
또하나 코지님??아시죠..?

ㅅㅈㅇㅅㅈㅈㄱ 이라는거~~^^
Commented by realian at 2006/12/14 13:39
문득 생각나서 와봤는데.. 이렇게 행복해 하시는 글이 ^^;; 앞으로도 계속 행복하세요~
Commented by pulse01 at 2006/12/22 22:48
캬앗캬앗!
Commented at 2007/01/04 11:3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7/01/0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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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7/01/0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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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7/01/0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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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종이피리 at 2007/01/10 19:38
헛..
난 100일만에 프로포즈하고 결혼했는뎅..
몇일 안남았네요..

화이링...꼭 성공하시길...
Commented by 조림 at 2007/01/25 18:02
오오.. 지름옹.. 요즘 뜸하다 했더니 연애를...
Commented by 사미~ at 2007/06/27 16:58
^^
오늘은 그 56일째되는날로부터 200일~!!
ㅎㅅ ㄱㅁㄱ ㄴㅁㄴㅁ ㅅㄹㅎㅇ 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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