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버린 니켈-카드뮴(Ni-Cd) 배터리의 재생 프로젝트. 아 떨려.
내게는 Black & Decker의 두 가지 Versapak 장비가 있는데,

그 하나가 무선 전동드라이버이고 (토크 조절이 되고 정/역회전 전환도 아주 직관적이며, 드라이버로서의 기본적 형태 - 직선 - 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주 좋아한다. 속도는 좀 그렇지만)




또 하나는 무선 청소기이다. 힘 좋다. Versapak 배터리를 두 개 직렬로 쓰니깐.



Versapak이라는 단어가 두 번 나왔는데,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간단히.



이렇게 생긴 3.6V짜리 니켈-카드뮴(Ni-Cd) 충전 배터리팩이다. 1.2V짜리 셀이 세 개 들어 있는 구조다. Black & Decker의 Versapak 시리즈 전동 공구에 쑥 끼워서 쓰게 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별도로 배터리 뚜껑 같은 게 없이 소총의 탄창처럼 쓱 빼고 쑥 끼운다는 점이... 뭔가 좀 현장적이고 거칠면서도 전문가스럽고... 겉멋이 괜찮다 이런 뜻이지. 헤헤헤.



뭐 이런 식으로 표준화된 배터리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나는 아주 고무된 것이란 말이다... 근데 니켈-카드뮴(이하 니카드) 배터리를 놀랍게도 처음 써 봤단 말이다... 다시 말해, 아주 고무적인 "전원의 표준화"라는 컨셉과, "니카드 배터리의 고약한 특성"이 어우러졌단 말이다. 아직도 무슨 소릴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면, 제목을 다시 봐라... 그래, 배터리가 죽은 거다. 그것도 충전기를 포함해 여분의 배터리를 세 개나 샀는데, 도합 다섯 개의 Versapak이 전부 죽은 거다.

왜 죽였냐구? 글쎄. 나야 니카드 배터리가 그렇게 쉽게 죽을 줄 모르고 몇 년 잘 쓰다가 충방전을 안 시킨 채 한 6개월 방치한 죄밖엔 없다. 그것도 완전 충전 상태에서. 그랬더니 죽더라. 난 정말 이 빌어먹을 니카드 배터리가 이렇게 쉽게 죽는 줄 몰랐다. Black & Decker가 미워졌다. 니카드라서 그런지 느닷없이 사람들이 환경을 소중하게 생각하게 생각하시게 된 지금은 국내 판매도 안 되네. 다만 서비스 센터에서는 판매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게 그렇게 싼 게 아니어서, 배터리 5개면 7~8만원어치는 된다. 아무튼 배터리 판매처(Black & Decker 서비스센터)의 전화번호는 (031)466-4272 이다. 어쨌든 난 안 살 거다 더 이상은.

그래서, 열심히 배터리 재생의 방법은 없는지 조사를 해 봤다. 물론 국내엔 방법이 없었다. (젠장, IT강국인데, 정보의 양 대비 질은 확실히 떨어진다. 난 인정할 수밖에 없다. 위키피디아 어휘 수만 봐도 그렇잖아. 물론 나 역시 위키에 뭐 하나 공헌한 바가 없다. 시간 나면 나라도 뭘 좀 올려놓을까.) 그래서 구글로 갔고, 이번엔 검색어로 뭘 넣어야 될지 고생했다. Versapak이라는 단어 하나만 갖고는 너무 힘들었다. Nickel-Cadmium battery recovery? revewal? (이랬더니 배터리 안의 중금속 회수 관련 페이지만 수북...) resurrection까지 갔더니 웬걸, 재생 방법이 있긴 한데 eBay에서 거의 $13 정도 되는 돈을 줘야 가르쳐 준댄다. 짜증나는 넘. 어쨌든 니카드 배터리의 재생 방법으로는 미국 특허도 있었고... 아무튼 전 세계에서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사람이 나뿐이 아니라는 사실로 상당히 위안이 됐다. 결국 dead Versapak 이라는 검색어로 뭔가 나왔다. 그게 바로 다음의 링크다.

http://www.doorsxp.com/YSUUSY_BATT1.html

간단히 정리를 하자면, 배터리팩 내의 니켈인지 카드뮴인지 하는 넘의 결정이 배터리의 사용이 없을 경우 전기에너지에 의해 무럭무럭 자라나게 되고, 결정이 형성된 부분에서는 전하의 이동이 안 되어서 결국 배터리가 죽는다는 거였다. 이름하여 니카드 배터리의 기억 효과(memory effect). 이걸 부수는 방법이 바로 전기적 zapping(지지직)인데, 약간 두렵게도 자동차 배터리를 사용하는 거란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자동차 배터리가 얼마나 강력한 전류를 만들어내는지 알게 되면 자동적으로 좀 쫄게 된다.) 어쨌든 결정을 강한 전압으로 부수고 나면 배터리의 성능이 회복된다니 이 얼마나 예수 부활스럽고 부처 윤회스럽냐. 감사할 뿐이다.

versapak 하나를 어찌어찌하는 전압은 12V로, 약 3초 정도 전류/전압을 가해 주면 된다고 하니, 자동차 있겠다, 점퍼 케이블 있겠다, 안 해 볼 이유가 없었다. 문제는 용기(그릇 말고 배짱)인데... 비염과 축농증으로 고통스런 수술을 받은지 이틀채로 코에 큼지막한 거즈를 붙인 헤롱헤롱 숙경씨에게 "히히... 나 이거... 배터리... 찌지직 해서... 되살려 볼 건데, 같이 주차장 가자." 해서 이 부분을 보충했다. 으하하. 이것 참 나 글 쓰기 부끄럽구만.

지하 주차장. 발가락 슬리퍼를 신은 후줄근한 실내복 차림의 부부가 자동차 보닛을 열고 쭈그리고 앉아있다. 점퍼선 한 쌍의 끝은 배터리에, 반대편 쌍 중 한 가닥의 끝은 배터리 겉면(음극)을 물고 있고, 나머지 하나는 미니 스크류드라이버 용 착탈식 샤프트를 물고 있다. 이걸 배터리의 양극에 꾹 눌러서 접촉시켜 주면 되는 거다.

에잇, 꾹 눌렀더니 아니나다를까 약간의 스파크가 생긴다. 치직... 일, 이, 삼... 뗀다. 괜찮을까? (배터리 안에서 미열이 난다. 결정이 부서지면서 열이 나나보다. 폭발은 안 했으니 어쨌든 다행. 사실 3초의 시간에 폭발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부글부글 끓어넘치거나 할 수는 있어도.)

별 일은 없기에 다섯 개를 모두 "지졌다". 치직... 치직... 다 끝나고 나니 전극으로 삼았던 샤프트 끝이 뜨끈뜨끈, 약간(깨알만큼) 녹아 있었다. 치직 치직 하면서 아크방전이 생겼으니 그럴 만도 하지.

집에 올라와서 한참 있다가(이것도 다 약간 무서워서다) 드라이버 안에 넣고 돌려 봤다. 어헛! 지잉... 돌아가네! 전혀 꼼짝도 않던 녀석들이었다. 그야말로 flat dead 였던 녀석들이 희미하게 부활의 신호를 보내는 거다. 야 이거 되나 보다. 되나봐... 응...


그러나, 충전기에 꽂아 놓고 한 시간을 있었지만 전혀 무반응이다, 지금까지. ㅠ_ㅠ 한 번씩의 zapping으로는 부족한가보다. (그러나 충분히 배터리를 식히지 않고 전류를 가하면 폭발한다.) 그래서 결심을 했다. 앞으로 매일 한 번씩 불꽃을 먹여 주기로! 우핫핫핫! (미친넘...)

어쨌든 오늘 소중한 지식을 경험으로 확인했다. 정리하면

1. Versapak은 니카드 배터리였다. 방전효율은 좋지만 환경에 안 좋다. 앞으론 안 살 거다. (Li+ 또는 Ni-MH를 살 거다.)
2. 니카드 배터리가 죽는 건(기억 효과가 생기는 건) 금속 결정의 생성 때문이다. 완전 충전 상태에서 오래 방치하면 특히 문제다.
3. 죽은 니카드 배터리를 자동차 배터리로 zapping 전류를 흘려 줌으로써 살릴 수 있다. (완전히 살리는지 경험으로는 미확인)
4. 용기를 내는데는 아내가 효과가 좋다. (코가 아픈 아내의 경우에도 성립한다.)
5. 자동차를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등이 되겠다. 아마 한국에서는 니카드 배터리의 재생에 대한 비교적 정확한 정보가 처음 입력되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아니면 말고. 어쨌든 이 정보를 많은 "Versapak 배터리 죽여 놓고 재생하는 방법을 찾지 못해 안달난" 우리나라 분들이 참고하셨으면 한다.

※ 주의: 배터리를 갖고 장난치는 건 그 어느 배터리 회사 또는 과학책 또는 전문가도 권하지 않습니다. 이 글을 읽고 따라 하실 분이 계시면 반드시 전기 안전상의 보호 대책을 세워 주시고(최소한 뭐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아는 수준으로라도 공부를 하시고), 될 수 있으면 보안경이나 장갑 등 안전장구를 착용하시고, 어쨌든 자기 책임 하에 실시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을 읽고 어설프게 따라했다가 자동차 배터리 합선시켜서 뻥 터뜨리고 목발을 짚든 피부를 태우든, 그건 책임질 수 없습니다. (캬캬캬 겁나지? 저 링크의 글을 꼭 숙독하세요.)


CozyrooM.
by CozyrooM | 2008/10/19 23:16 | 트랙백(1)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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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what is garcinia cambog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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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유레카 at 2008/10/20 15:45
이거참..꼬지름님 넘 오랜만이시단 ㅠㅠ
Commented by at 2008/10/26 07:16
좋은 정보네요... vesapak 청소기를 사용중인데 2년에 한번정도는 밧데리를 갈아주어야되던데 이번에 한번시도해볼까요......
Commented by 맥가이버 at 2010/02/03 21:21
안녕하세요~~
좋은 정보 감사 드립니다.
매일 하셔서 성능이 돌아 왔나요?
결과가 궁금해서 문의 드립니다.
어찌 되셨는지요?
Commented by CozyrooM at 2010/02/04 13:18
안녕하세요, 맥가이버님: 불행하게도, 매일 zapping을 먹이기엔 제가 너무 게을렀나봅니다. 이 날 이후로 점점 바빠져서 자동차 보닛 열자고 아파트 30층에서 지하 1층 주차장으로 매번 왔다갔다 하기가 귀찮더라고요. 죄송해요!!!!!

열심히 먹이면 살아나지 않을까 싶긴 한데, 그 시간 소모 및 조마조마 비용 등을 생각하면 그냥 하나 새로 사서 쓰는 게 어떨까 싶기도 하네요. 쳇!

현재 저는 Bosch의 미니 전동 드라이버를 사서 쓰고 있습니다. -_-;;;; 리튬이온 배터리를 쓰기 때문에 메모리 효과가 (거의) 없습니다. 저녀석들... 오염 때문에 확 버리지도 못 하고... 아흑.
Commented by mbyel at 2010/09/30 12:00
versapak 되살리기 프로젝트는 성공하신 건가요?
여러번 먹이면 살아나나요;;
아놔 블랙엔데커 전동 드라이버 쓰다가 이제 배터리좀 갈아볼까 했는데 이건 뭐;;
없다네요 ^^
예전에 전동드라이버 8만 가까이 주고 샀는데
블랙앤데커 이제 안 살래요 ^^ 짜증이야 ^^
암튼 성공했는지 알려주세여 ^^

Commented by 기수랜드 at 2011/09/07 10:06
전 결국 미국 출장갔다가 서킷시티에서 개당 12달러 주고 사왔습니다만, 재핑하면 된다니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함 해봐야겠네요.
Commented by 잡학 at 2014/01/14 15:47
자동차배터리 재생 관련해서 고주파 전기를 만들어주는 장치가 있어요 검색해보세요 상용제품도 많이 나와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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