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에 번역했던 그 책이 아직 검색되네.
요새는 더 이상 하지 않지만, 나름 전문번역가'스럽게' 일한 적이 있었다. 그냥 우리 나라에 소개되고 있는 컴퓨터 책들의 번역이 너무 조악해서, 아르바이트 겸 뭔가 도움이 되어 보자고 이곳 저곳에 메일을 넣어 봤던 거다. 한 곳에서 제의를 받았는데, 그 곳이 바로 <터보C 강좌>였나 하는 책으로 일약 스타 출판사가 되었던 '삼각형'이었다. 데뷔작은 바로 1997년의 1000페이지짜리 <Inside Secrets Delphi 3>이었고, 이 책의 반응이 꽤 좋아서 받은 두 번째 건이 1998년의 1300페이지짜리 <CorelDraw 8>이었다. 

<Inside Screts Delphi3>의 번역료는... 당시 돈으로 250만원이었나 싶다. 삼각형 대표이사로부터 '문체나 단어 등 완성도가 아주 높다'는 평을 들었다. 몇 달이 걸려 탈고를 하고 잔금을 받아 노트북을 샀다. Compaq Armada 1020T 였나... 뒤쪽 숫자이름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당시 돈으로 268만원짜리였다. (지금도 거의 perfectly pathetic한 상태로 어느 상자 안에 들어 있다.)

별로 쉴 틈도 없이 의뢰를 받은 건이 <Corel DRAW 8>이다. 이번엔 1300페이지가 넘었다. 대단히 멋진 책이었는데, 출판사 쪽에서도 그다지 급한 책이 아니었는지 스케줄을 넉넉히 주었고, 나 역시 내가 좋아하는 그래픽 부문의 책인지라 단어 선택과 문맥 전달에 있어 심혈을 기울였다. 이 책의 번역을 위해 새로 산 노트북의 키보드가 매끌매끌해질 정도로 공을 들였다. 거의 아홉 달 쯤은 걸린 듯 하다. 판매 이후 독자들로부터의 반응도 괜찮았다. (메일이 몇 통 오기도 했다 ^^) 그 때의 가장 즐거운 경험은 '아직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또는 일반화되지 않은 개념이나 단어들을 내가 최초로 - 그리고 최대한 정확하게 - 접하고 우리말로 옮겼다는 것이다.

아마 구입은 안 되겠지만 (그리고 CorelDRAW는 이제 버전 14가 나와 있는 상태이지만), 이 책이 아직도 네이버에서 검색된다는 것을 알았다. 초판 발행 10년만의 발견이다.



본가에는 이게 아마 한 부 보관되어 있지? 이 책의 번역료는 280만원 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후 여의도의 모 번역회사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맨날 Maxim사의 IC 설명/광고들을 번역했지. 상당히 지루했다.

CozyrooM.
by CozyrooM | 2009/06/24 17:46 | 보여주고 말하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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