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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존엄사 시행 관련 법원의 결정이 난 그 첫 번째 경우부터 '생명유지장치를 제거한 후 자발호흡이 오래 계속되는 상태'를 목격하고 있다. 참 얄궂은 일이다. 하필이면 (특히 의사들이 할 말이 없게시리) 첫 번째 환자부터 이런 놀라운 일이 벌어지느냔 말이다.
당연히 의사들은 최선을 다했으리라 본다. 세상에 무신경한 의사들은 넘칠지언정 '특별한 경우에도 무신경한' 의사들은 그렇게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브란스 병원의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그들이 생명유지장치의 제거 여부에 나름의 '성실한 점검'을 하지 않았을 것으로는 보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우연'이라고 부르는 현상에 대해 더 주목하고 싶다. 그리고 그 '우연'이 사실은 우리가 가벼이 보고 있는 '생명의 끈질김'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닐까 한다. 이러한 기대랄까 믿음 같은 것은, 대부분의 암 환자들이 병원에서 죽는 이유가 암 자체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그보다 먼저 경험하게 되는 극도의 영양결핍과 저항력 부족 때문이라고 말한 어느 의사의 글 때문에 생겼다. 실제로 우리는 스스로 암을 이겨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현대 의학이 강요하는 항암치료 때문에 제대로 먹지 못하고 스트레스도 엄청나게 받게 되면서 스스로 생명을 잃는다는 것이다. 사실 생명의 힘이라는 것은 재채기 하나, 들풀 하나만 봐도 알 수 있다. 목 안에 들어간 작은 이물질을 빼내기 위해, 우리는 전신의 모든 신경과 근육을 잠깐동안 집중할 수 있다. 그 힘이 실로 엄청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들풀의 꺾꽂이를 해 봐도 알 수 있다. 그저 허리를 뎅겅 잘라서 물이나 흙에 꽂아 놓기만 해도 또 하나의 개체가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생명이라는 것 자체가 웬만해서는 끊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물론 쉽게 끊는 방법을 알고는 있지만 말이다.) 입원하는 순간부터 환자는 입원 직전보다 거의 무조건적으로 약해진다. 약물, 기구에 의존하면서 자생력이 약해지고, 검사나 치료와 관련되어 금식 또는 식욕감퇴가 이어진다. 생명력의 원천인 음식이 끊기면서 부작용이 발생하고, 그 부작용을 치료하기 위해 또 다른 처방을 받는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지고 자신의 생명에 대한 의사/간호사들의 설명이나 보살핌이 불충분하다는 이유 때문에 정신적 스트레스도 가중된다. 이 상황에서 생명유지장치를 떼어도 될지 아닐지에 대한 판단이 이루어진다. 당연히, 생명유지장치를 떼는 순간 지쳐 있는 육신은 절망의 신호를 보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의사들은 보수적인 결론을 내릴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입원 전의 모습으로 (또는 희망하건대 입원하기 전보다 조금만 더 건강한 상태로) 돌려놓을 수만 있다면, 대부분의 환자들은 (입원 후의 스트레스가 누적된 모습으로 할 수 있는 것보다) 장기간 생존을 지속할 수 있으리라고 나는 믿는다. 존엄사 첫 시행의 대상이 된 그 할머니는 아마도, 생명유지장치를 단 채로 지쳐 버린 자신 안의 생명력을 조금씩 조금씩 키워 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의사는 그 내면적인 호전(혹은 최소한 무의미하나마 생명연장)의 기미를 눈치채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리하여 할머니의 머리에서 호흡기를 떼는 순간, 우리가 발견한 것은 '기계 없이는 곧바로 시들어 버리는 꽃잎 같은 생명'의 나약함이 아니라, '몸 안의 마지막 자원까지 긁어내 보다 긴 시간을 지속하고자 하는 생명'의 강인함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그동안 생명을 실제보다 훨씬 과소평가했을 수 있다. Cozy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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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임에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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