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 흔들리지 말아주시길.
근래에 즐겁게 보고 있는 드라마가 둘 있다. 하나는 <트리플>이고, 또 하나는 <선덕여왕>이다. 주로 MBC의 밤 방송을 틀어 놓고 있어서인데, 뭐 이걸 가지고 정치적인 판단까지 하실 분은 하시든지 말든지.

<트리플>은 건강한 젊음이 느껴져서 좋고 (그러나 윤계상이 연기한 인물이 친구 아내(이하나)에게 너무 집착하는 모습은 좀 적당히 해야... 뭐 마음이 그럴 수도 있긴 하지만 민폐가 너무 심해서 윤계상 본인도 싫어할 것 같다 -_-), <선덕여왕>은 (우리 드라마로서 이만하면 상당히) 치밀한 플롯이 마음에 들었다. 시청자 대다수가 칭찬하는 고현정의 연기, 탄탄한 조연진도 멋지고, (우리 드라마로서 이만하면 상당히) 자본과 노력을 쏟아부은 초중반의 스펙타클도 괜찮다 (CG는 조금 눈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으나 제작여건을 생각하면 대견할 뿐이다). 보는 사람에 따라 액션/추리/정치/멜로 등 다양한 '즐김 모드'가 가능하다.

딱 하나, 주제음악이 <캐리비안의 해적>의 영향을 매우 심하게 받은 것 같은 느낌... 뭐 듣기 좋긴 한데 ^_^ 좀.


문제는 이제부터다. 한참의 액션과 권모술수의 충돌이 끝나는 시점, 또 다른 격렬한 갈등으로 몰고가는 데 주저함이 있으면 시청자들은 지루해 한다. 긴장이나 자극이 강한 만큼 그 이후의 피로감이나 권태 역시 급격한 법이다. 게다가 시청자들 저마다의 의견(누구는 오래 살려 두세요, 누구는 왜 이렇게 조금만 나오나요, 액션 좀 더 넣어 주세요 등등)이 작가나 감독, 제작진의 초심을 어지럽히기까지 하면 드라마의 방향성은 금방 희미해진다.

아직은 드라마의 중반도 채 가지 않았을 터이니 (그런 것이길 빈다 ^_^) 벌써부터 걱정할 것은 아니지만, 인기몰이 이후의 '질질끌기' 역시 경계할 부분이다. 물론 '상부'의 지시에 의해 그렇게 되는 일이 많겠지만, 현명한 제작진이라면 그런 식으로 좋은 드라마의 뒤끝을 더럽히진 않을 것이라 믿는다. (막장 드라마도 아니고, 그럴 일 없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법 많은 수의 선례를 남긴 것이 우리의 드라마 현실이다. 물론 <프리즌 브레이크>처럼 외국에서도 이렇게 2탄 3탄 4탄 하면서 잡아끄는 일이 다반사이긴 한 모양이다. (정말 뭔가 새로운 게 떠오를 때까지는 '우려 먹어야' 되는 거야? 드라마가 보약이야?)

아무튼 드라마 <선덕여왕>이 그 주인공 선덕여왕만큼이나 강인한 의지로 초심을 잃지 않고 재미 있고 배울 것 있는 드라마의 흐름을 계속하고, 매끈한 쾌변만큼이나 (죄송! 그러나 지금은 이 비유만큼 적절한 게 떠오르질 않 ㅠ_ㅠ) 깔끔한 마무리를 보여주기를 바란다. 별별 일 다 겪으면서 연기 하느라 정말 고생 많은 출연진들에게도 격려의 박수.


CozyrooM.
by CozyrooM | 2009/07/08 13:19 | 끄적끄적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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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天時流 at 2009/07/08 13:24
서동요때 조현재등의 연기 부족을 극본으로 극복한 김영현 작가라면 선덕여왕도 그리 문제되지는 않을꺼라고 생각합니다. 짧은 분량이었긴 하지만 히트떄도 극본의 치밀성은 괜찮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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