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아직은 인지부조화의 연속.
인지부조화[認知不調和] 태도변화에 관한 인지균형이론의 하나로 페스팅거(Festinger, 1957)에 의해 처음 제시됐다. 인지부조화설은 인간이 자신의 인지체계의 내적 일관성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행동하며, 집단 역시 그들의 개인간 관계의 내적 일관성을 최대화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본다. 인지부조화설의 요지는 뜻밖에도 간단하다. 두 개의 인지요소 가운데 만약 어느 한 인지요소의 반대가 바로 다른 인지요소라면, 그 두개의 인지요소는 부조화 관계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인지의 부조화는 심리적으로 불편한 것이기 때문에, 인지부조화가 존재하는 사람은 자연히 부조화를 해소하고 조화를 이루고자 할 것이다. 게다가 부조화가 있으면 부조화를 증대시킬 가능성이 있는 정보나 상황은 적극 피하려 들 것이다. 인지부조화설은 인지균형이론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이었는데, 그 강력함은 이론의 명료성 때문이라기보다도 다양한 상황에서 검증된 수많은 가설을 발생시켰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이런 의미에서, 비록 모든 가설이 다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인지부조화설은 대단히 생산적인 것이었다. 처음부터 페스팅거는 의사결정, 정보에 대한 노출, 사회적 지지의 추구, 강요된 순응 하의 행동 등에 관한 다양한 가설을 제기했다. 특히 가장 많은 영향을 남긴 것은 태도변화연구 중에서도 강요된 순응 하의 행동이었다. 인지부조화설에도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론 자체가 불분명하고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공격이 있었고, 특히 ‘인지요소’와 같은 주요개념이 명료하게 정의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이 이론의 간결성을 약점으로 보기보다는 장점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실제 연구에서는 인지부조화설을 증명하기 위해 사용된 실험의 방법론이 인위적인 변인들과 외적 타당도 문제 때문에 비판받았다. 또 어떤 사람들은 인지부조화설이 낡은 옛 이론에 새로운 이름을 붙인 데 불과하고, 사람에 따른 개인적 차이가 무시되었다고 주장한다.

*인지부조화란, 위의 장황한 설명으로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편한 대로 말하면 "신념과 현실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의 인간은 이를 피하려고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애를 씁니다. 예를 들어 2005년 9월 20일에 외계인이(혹은 구세주가) 온다고 굳게 믿었다가 정작 안 오면 주변 사람들에게 "일정 변경됐대!" 혹은 "방금 지나갔어!"라고 말하거나 스스로 그렇게 믿음으로써 상황을 합리화시키게 되는 것이, 인지부조화와 관련된 대표적인 행동입니다. 물론, 보통 사람의 보통 일상에 있어서도 이런 인지부조화의 예는 아주 많습니다.


저는 스스로 아직 좀 어린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겉보기에 아직 살이 많이 쪄 보이지는 않으며, 아직 문화비 지출을 줄이고 싶지는 않고, 신나게 영어 실력을 늘렸던 어린 시절의 기억에 비추어 중국어나 일어는 마음만 먹으면 금방 익숙해질 것이라고 생각하며, 사진도 좀 신경을 쓰면 확실히 괜찮은 장면을 많이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제 마음에 드는 외모를 가진 성격 너그러운 애인이 생길 것 같은 기대도 합니다.

저는 30대의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몸무게는 명명백백한 과체중이며, 지금부터 확실하게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으면 멋진 스포츠카는커녕 집 한 채 마련도 쉽지 않을 상황이고, 기억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고, 작품집에서 본 멋진 사진을 따라 해 보는 시도도 거의 안 하고 새로 등장한 포토샵 기능마저 별로 쓸 열의를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 마음에 드는 외모를 가진 착한 여인의 대부분은 애인이 있을뿐더러, 제 외모는 그들의 마음에 들지 않으며, 제 성격은 은근히 궁시렁거리는 편입니다.

그런데, 별다른 현실적 변화 없이, '뭐, 잘 될 거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인지부조화 상태! 굉장히 우울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쉬운 상황이고, 자칫 잘못하면 '그래 뭐 배 째라' 하는 식으로 나가 버릴 수 있는 상태입니다만, 나름대로 침착 침착을 외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인생은 의외로 털실로 짠 스웨터와 비슷해서, 어느 실마리를 하나 잡아서 열심히 잡아 당기면 그것으로 전체를 바꾸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알고 있)기에 그렇습니다.


인지부조화에 대한 핑계냐, 희망이냐 - 내일이 대답하겠죠.
CozyrooM.
by CozyrooM | 2005/09/21 16:51 | 2 짧은 생각들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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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강화별 at 2005/11/09 21:42
코지룸님 너무 재밋습니다. 아주 잘될 것 같은 예감이 팍팍!!!
Commented by 정숙조신 at 2005/11/11 21:06
방명록이 없을 때는 보통 가장 최근 글에 덧글을 달고는 하죠. 링크해갑니다.
과체중 문제는... 가끔 배 펫치인 *변태*들이 있어서 말이죠 (더듬더듬)
Commented by CozyrooM at 2005/11/13 22:12
(강화별님이 어떤 분인지 알아야 걸맞는 인사를 드릴 터인데... ^^;) 꾸벅.

오오, 정숙조신 이학형 제 블로그에 찾아오시었구만요. 하이!
Commented by 앵앵 at 2005/11/21 13:26
웬지 코지룸님을 더 잘 알게된 것 같다는...
조언 감사합니다.
Commented at 2005/11/28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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