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 3 끄적끄적
2008/04/01   선생님. 생각나요.
2008/03/31   Happier
2007/07/21   [맛집] 안 가면 비탄과 회한속에 살게 될 강원도의. [4]
2007/03/27   하도 글질을 안 하니 이거 원 [2]
선생님. 생각나요.
김충현 선생님. 아직 마포고등학교에 계시나요. 저 집에서 재수할 때, 모의고사 문제지 풀어 보라고 집으로 돌돌 말아서 보내 주셨죠. 저 정말 눈물이 나게 고마웠습니다. 그런데도 인사도 제대로 못 챙겼죠. 대학 붙어서 한 번 인사나 갔을까... 언제나 길게 말씀 안 하시고도 마음을 전해 주시던 선생님.

어, 갑자기 쓰려니 존함도 기억을 제대로 못 합니다. '찰리' 선생님. 아직 건강하신가요. 반평균도 안 나오게 수학 성적이 떨어졌을 때 폐지로 낸다는 명목하에 문제집들을 꺼내 주시며 조용히 '마음에 드는 거 있으면 하나 가져가서 해 봐' 하셨죠. 그 때 정말 결심 단단히 하고 그 문제집 공부해서 성적 올렸잖아요. 선생님 수업시간에 걸릴 정도로... (물론 그 때도 잘 봐 주셔서 계속 선생님 수업시간에 그 문제집을 공부할 수 있었어요.)

뭐, 이렇게 적어 놓으니 오로지 공부에 대한 얘기같지만 사실 알고 보면 선생님들의 제자 사랑이 주제입니다. 말로 전해 주신 게 아닌, 눈빛으로, 마음으로 전해 주신.


가수 장나라씨의 모교 방문을 TV에서 보고 자꾸 생각이 나네.


그런데, 나는 어떤 모습이 되어야 비로소 선생님 앞에 당당히 설 수 있을까요.

선생님. 건강하셔야 해요.
CozyrooM.
by CozyrooM | 2008/04/01 13:10 | 3 끄적끄적 | 트랙백 | 덧글(0)
Happier

<Happier>라는 책이 있다. 지은이는 Tal Ben-Shahar라는 하버드 교수.
행복론까지 영어로 읽고 싶은 마음은 없으므로, 당연히 구입은 하지 않고 약간의 미리보기와 차례 보기만을 하고 말았다.

Preface ……… vii
Acknowledgments ……… xv

Part1 What Is Happiness?
1 The Question of Happiness ……… 3
2 Reconciling Present and Future ……… 13
3 Happiness Explained ……… 31
4 The Ultimate Currency ……… 51
5 Setting Goals ……… 65

Part2 Happiness Applied
6 Happiness in Education ……… 83
7 Happiness in the Workplace ……… 97
8 Happiness in Relationship ……… 111

Part3 Meditations on Happiness
9 First Meditation: Self-Interest and Benevolence ……… 125
10 Second Meditation: Happiness Boosters ……… 129
11 Third Meditation: Beyond the Temporary High ……… 135
12 Fourth Meditation: Letting Our Light Shine ……… 141
13 Fifth Meditation: Imagine ……… 147
14 Sixth Meditation: Take Your Time ……… 151
15 Seventh Meditation: The Happiness Revolution ……… 157

Conclusion: Here and Now ……… 165
Notes ……… 169
Reference ……… 177
Index ……… 185

차례는 뭐 이렇다. 좋다. 분명 좋은 내용임에 틀림없을 차례다. 하지만 나는 그냥 (순전히 그냥!) 그 제목에서 반감을 느껴 버렸다.

HAPPIER 라는 그 제목. 물론 글쓴이는 내가 느낄 아래와 같은 반감을 전혀 예상할 수 없었을 것이므로, 나는 글쓴이에게 반대하지 않는다. (책을 안 읽었으니 반대할 수도 없...)

다만 그 단어 차제가 싫은 것이다: happy라는 것은 욕구가 충족되어 만족한 상태를 (일반적으로)말할 터인데, 거기서 또 뭘 바란다고 happier 라는 단어를 써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행복이 뭔지도 모르고, 내가 갖고 있는 행복을 제대로 누릴 줄도 모르고, 타인의 행복을 존중할 줄도 모르면서 '더 좋은 것 없어요? 더 좋은 거, 더 비싼 거!'를 외치고 있기에 happier라는 단어가 나올 지경이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이다. (물론 이런 생각은 이른바 '오바'다. happy라는 형용사가 있으니까 happier라는 비교급도 당연히 만들 수 있겠지. 문법적으로는 얼마든지 가능하지.)

내가 지금 진정 행복하다면 happier하기 위한 욕구나 시도 같은 게 존재할 리가 없다. 그리고, happy를 소유나 정복으로 정의하자면 happier는커녕 happy도 쉽지 않을 거다. 직접 물어본 적은 없지만, 예를 들어 Maserati MC12 같은 수퍼카를 가진 사람에게 "Are you happy about cars?"라고 세 번 연거푸 물어본다면 그 사람에게 세 번 다 "Yes"라고 답변을 들을 수 있을까?

차라리 happy는, 행복이란 것은, 어떤 유무형의 존재를 '소유'하는 상황으로 정의된다기보다는 '더 이상 소유하고 싶지 않은 상황'으로 정의하는 것이 훨씬 정확하고 간단할 것이다. 다시 말해, MC12를 갖고 있어도 자꾸만 79년식 VW Golf GTI에 눈이 가는 어떤 사람보다는 79년식 Golf GTI를 갖고 있지만 다른 차는 전혀 필요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happier 한 것일테다. 그런 의미에서, 제대로 된 happy는 욕구의 제어 혹은 욕구와의 이별이고, 그러한 제어 혹은 이별의 길을 계속 걸어 결국 해탈하거나 초월한 사람에게 (혹은 그러한 길을 진정한 행복으로 이르는 길로 생각하는 사람에게) 비교급 같은 것은 아무 의미도 없다. 비교 역시 욕구일 터인데, 그런 생각으로 머리를 어지럽히는 것 자체가 unhappy 아니겠는지?


저 뒤쪽 자리에 엊그네 신형 Grandeur(거 철자 참...)를 산 동년배 아저씨가 있어서 갑자기 떠오른 생각... 은 결단코 아니다, 젠장.


아직도 붕붕씽씽, 2001년식 Avante XD Sports의 소유자
CozyrooM.


(뒤돌아 보며: ... 요새 확실히 출력이 좀 떨어졌다. 인정한다.)
by CozyrooM | 2008/03/31 15:23 | 3 끄적끄적 | 트랙백 | 덧글(0)
[맛집] 안 가면 비탄과 회한속에 살게 될 강원도의.

기실, 강원도에서는 맛집 찾기가 좀 힘듭니다. 그래서 저도 전국일주를 할 때는 강원도를
상당히 빠르게 건너뛰는 경우가 많지요. 왜냐하면 당연히, 제게는 좋은 풍광만큼이나 좋은
먹거리가 여행의 목적이기 때문입니당. 먹을 거야 남서쪽에 너무너무 많으니, 거기 가면
그저 돌아오기 싫을 뿐입니다. (하긴, 고향 서울의 먹거리 역시 엄청난지라, 때로는 얼른
서울에 돌아와서 익숙한 맛들로 마음을 채우고 싶은 경우도 많습니다.)

 

어차피 스쳐 지나는 여행, 그 곳에 스며 있는 전통과 삶을 제대로 못 느낄 짬이라면 그 곳의
역사와 전통이 녹아 있는 '진맛'을 보는 것도 旅行의 眞隨를 體化하는 방편의 하나 아니련가!

 

그리하여, 저에게는 여행의 '眞隨'가 즉 '珍羞' 인 것입니다 ^_^

 

그러나, 강원도라고 혀가 마비된 사람들만 사는 동네가 아닌 법. 곰곰히 회상해 보면 강원도가
아니면 진정 아니 되는, 강원도에서라야 비로소 가한 맛들이 있었으니, 그것도 제법 있었으니,
속초 가시는 길 주위로만 한 줌 뽑아 박과장님의 휴가 앞에 높이 들어 추천하는 바입니다.

 

이름하여

 

★江絶味五選, 束草旅行編★

selected by '김과장' aka CozyrooM

 

가시는 길/혹은 오시는 길:

옥천고읍냉면 [냉면집]

☏ 031-772-5302 |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옥천리 604

물냉/비냉5천 편육-완자반반9천

어떻게든 요렇게 위의 세 가지를 다 드셔야 합니다. 놓치면... 悲歎悔恨的餘生 ^_^;
나머지는 싸 가지고 가서 데워 먹으면 되니 이를 또한 놓치지 마시기를. 반찬마저!
제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게 된 서울 광장시장 건너편 시계골목 곰보냉면과 비교해
보시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맛의 성격이 서로 다르지만 둘 다 절세의 냉면이라 하겠
습니다. 곰보냉면이 청화백자라 한다면, 고읍냉면은 분청사기라 하면 어떨른지요.

 

태백을 넘어서:

샘메밀국수 [진짜실로암막국수]

☏ 033-673-8255 |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물치리 213-24

편육13천/동치미/막국수5천

전국에 소문이 나 번호표를 받고서야 먹을 수 있었던 속초공항 실로암메밀국수의 편육 맛,
동치미 맛이 바뀌어서 섭섭한 분들이 많았지요. 사실 그 집안 사정으로 원래 맛의 비법을
가진 분이 나와서 새로 가게를 차렸다 합니다. 결국 찾아내고 만 최초의 그 분께 박수를!
이 곳의 맛을 굳이 짧게 설명하는 것은 고래의 찬양에 그저 또 한번의 함성을 더하는 것이니,
더 이상의 말은 차라리 다음 맛집들의 설명에 보태겠습니다.

 

비오는백담사:

백담순두부 [순두부전문]

☏ 033-462-0001/9395 |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 568

순두부/콩비지된장

강원도에 가서 순두부를 먹지 않으면 섭섭한 일입니다. 특히나 콩이 몸에 좋다고 새삼 호들
갑을 떠는 세상이 왔으니, 시류 위에 배를 한 번 띄움도 나쁘지 않겠지요. 백담이라 하는 말
은 어떤 독재자의 은거지가 되면서 '빽...땀...!'하는 된소리로 종종 바뀌었습니다만, 사실
중죄를 지은 역사의 도둑마저 포용한 아름다운 곳으로 여기는 것이 더 옳습니다. 그러니 그
곳의 발음 역시 백, 담, 하고 살포시 함이 더 낫겠습니다.

콩은 우리땅의 고소한 토종콩이 당연하다겠지만 순두부는 유달리 물이 중요한 법, 간수 대신
동해 바닷물을 썼다는데 질감이 부드럽기가 동양의 생크림이라 하겠습니다. 콩비지 된장과
반찬의 맛 역시 훌륭해서, 따로따로 음미하는 것도 즐겁습니다만 이 놈들을 어떻게 섞으면 맛
있을까를 궁리하는 것도 소박하나 재미있는 식도락입니다.

 

송희식당 [음식점-한식]

☏ 033-462-7522 |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 262-5

황태정식/황태찜

강원도 특산으로 단 하나를 먹으라 한다면 저는 대게도 아니요 순두부도 아니요 회도 아닌,
황태요리를 꼽겠습니다. 명태에서 황태로 가는 그 길을 제대로 밟아 완성된 궁극의 황태는
도무지 속성으로 흉내낼 수 없는 시간의 예술일 뿐입니다. 황태가 국에 우러나 후루룩 짧은
시간에 전하는 것은 그야말로 봄-겨울-가을-여름을 거꾸로 재생하는 마술의 파노라마가 아
니겠습니까. 그러니 황태를 예찬하는 사람들이 끊일 수가 없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곳이 송희식당입니다. 황태의 맛은 알고 보면 대단히 복
잡하니, 황태 한 조각 입에 넣으시고는 과연 이 맛의 정체가 무엇일까 눈을 감고 오물오물
해 보시면 어떨른지요.

 

한화콘도주변:

놀랍게도, 이름난 이 콘도 주변엔 음식으로 이름난 데가 별로 없... 습니다 -_-;;; 순두부
집밖에는. 근데 백담사에서 이미 먹었잖습니까. 두부야 질릴 음식이 아니니 '할머니집' 같
은 곳에서 요기를 하시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숙박의 장소에 뭐 굳이 음식점이 붙어 있지
는 않아도 되겠지요.

 

속초항/속초해수욕장:

중앙시장 오후4시 이후에 들르시면 유유히 시장구경과 장보기를 하실 수 있겠습니다. 토속
음식들을 적당히 맛보시면 어떨까요.

 

진양횟집 [횟집]

☏ 033-635-9999 | 강원도 속초시 중앙동 478-35

물회와 오징어순대

나름 이름이 높은 속초의 횟집입니다. 강원도이니 물회를 드심이 좋겠지만, 사실은 오징어순대
를 주문할 목적으로 가는 곳이랍니다. 회는 뜨는 사람의 솜씨가 중요하다지만 결국 횟감의 신선
함과 육질로 대부분 정해지는 것이고, 결국 쌈장이나 오징어순대처럼 사람의 손맛이 가게의 차
이를 결정하는 것 아닐까 합니다.

철이 아니어서 좀 아쉽습니다만, 가능하다면 도루묵찌개를 한번 주문해 보시죠. 도루묵은 아마
얼렸던 넘을 동태처럼 쓰겠지요. 단, 저처럼 물컹하거나 너무 찐득거리는 것을 싫어하신다면
중불에 오래 끓여서 알을 푹 익혀 달라고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영동 사람들은 꽤 살짝 익혀
서 드시던데 제게는 좀 어려웠습니다. 또는, 오징어순대에서 만족하고 초겨울 도루묵 제철을 기
약하시는 것도 한 방법 ^_^

 

 

맺으며:

사람들에게 추천되는 집은 '쁘레따 뽀르떼', 내가 내 입맛으로 우연히 찾아내는 집은 '오뜨 꾸
뛰르'입니다. 백 명이 맛있다고 해 봐야 결국 내가 평균의 입맛을 갖고 있지 않다면, 아니 그냥
내가 그렇게 찾아가서 맛을 보는 노력만큼의 가치가 있지 않다고 느낀다면, 그건 그냥 한 끼
때우는 밥집에서 '배나 채우는' 것일 뿐입니다. 심지어 '헛수고'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묵은
기름으로 튀긴 야채튀김 하나를 입에 넣어도 신나고 고맙고 행복한 순간이 있었다면, 그 튀김집
에 나중에 다시 갔을 때도 그 순간이 떠올라 행복해진다면, 바로 그 집이 나만의 맛집입니다.

그러니 맛집을 찾으실 때는 우연히 마주치는 순간들, 말 없이 다가오는 예감들을 두려워하지 않
으시기를, 이번 여행에서 기막힌 맛 하나 발견하시기를 빌며 이만 줄입니다.

 

CozyrooM.

by CozyrooM | 2007/07/21 11:47 | 3 끄적끄적 | 트랙백 | 덧글(4)
하도 글질을 안 하니 이거 원
회장님의 의견을 뒤따라 갑자기 등장한 '창조성의 강요'에 관한 생각
(오호라, '깊이에의 강요' 비슷한 제목이구나)

봉사활동 하다가 떠오른 노인, 노화에 대한 생각
(이거 펜으로 메모해 놓은 거 집안 스피커 위에 올려놨음)


그리고...


에잇 결국 잊어버렸다!!!

하여튼 일단 위에 적은 두 가지라도 안 까먹고 글을 써 놔야지.



왜냐구? 왜 왜냐고 묻는데?
CozyrooM.
 
by CozyrooM | 2007/03/27 12:52 | 3 끄적끄적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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